본문 바로가기

-

2017 국가 브랜드 UP 전시회 도슨트 활동 후기

 

지난 2월 21일 화요일부터 26일 일요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나들길에서 '세계지도 속 사라진 동해를 찾아라'라는 주제로 반크와 연합뉴스가 국가브랜드 UP 전시회를 공동 주최했다.

나는 운이 좋게도 23일 목요일 도슨트로 전시회에 참가할 수 있었다.

 

전시회의 전체적인 모습은 대략 이렇다. 지하길에 50m 정도이므로 오며가며 행인들이 많이 볼 수 있도록 설치한 것 같다.

 

이건 전시회 끝부분에 있던 이벤트 섹션!

실물로 보니 훨씬 예뻤다. 돌림판이 조금 약한건지 아니면 계속 돌리다보니 상한건지(ㅋㅋㅋ)는 잘 모르겠으나 돌릴 때마다 불안하게 조금씩 덜컹거렸다. 그래도 크게 망가지지 않아서 다행..! 포스트잇에 대해 말하자면 생각보다 정성스럽게 써주신 분들이 많았다.

 

전날 도슨트 활동을 했던 친구가 상처받지 말고 마음 단단히 먹고 가라고 해서 어떤 사람들을 맞게 될까, 내가 어떤식으로 상처받을까 이런 걱정과 불안을 잔뜩 안고 갔는데 그와는 정반대로 너무 좋은 일들이 많았다.

비록 하루 종일 서 있느라 다리가 부서지도록 아팠지만 내가 설명을 마친 뒤 또는 지도를 받고 나들길을 나가는 길에 나에게 '감사합니다.' 한 마디를 해 주신 몇몇 분들, 내 설명이 좋으셨다는 어느 할머니, 전시회 내내 나를 칭찬해준 동료 도슨트 친구들과 반크 직원 선생님, 사진을 찍어주신 선생님 덕분에 뿌듯하다는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

 

1. 도슨트로 참가하게 된 계기

반크 회원이 된지 얼마 안 되어서 한 활동이 사이버 외교관 수료라는 것 하나 뿐이었다. 그러던 중 이런 전시회를 한다는 메일이 왔고, 그 메일에서 도슨트를 모집한다고 하여 반크 동아리 회장인 친구에게 그 사실을 전달해 친구와 같이 신청하게 되었다.

 

2. 가장 의외였던 점

사실 나의 주요 임무는 외국인 안내이다. 영어도 제대로 할 줄 모르면서 기초 회화 정도만 가능한 중국어도 가능한 언어에 적어서 무척 후회를 했다(ㅋㅋㅋㅋ). 전시회에 가기 이틀 전부터 포털 사이트 사전을 몇 시간 동안 켜놓고 설명에 필요할 것 같은 국제수로기구, 일제강점기와 같은 단어들을 영어뿐만 아니라 중국어로까지 찾아두었다(물론 그 종이를 당일 들고가지는 못했다). 그리고 당일 꼭두새벽에 버스를 타고 가면서도 혹시라도 외국인 관람객이 오셨는데 내가 아무 말도 못 하면 어쩌나 전전긍긍하며 불안해 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는 모르겠으나 내가 도슨트를 하게 된 목요일에는 외국인 관람객이 한 분도 없었다. 지나가는 외국인 관광객은 네다섯분 정도 보였는데 다들 전시회에 관심이 없으신 것 같았다..ㅋㅋ 외국어 실력을 더 늘려서 다음에는 이런 자리가 있으면 꼭 후회하지 않을 만큼 설명해 보고 싶다.

 

3. 가장 뿌듯했던(인상적이었던) 점

오전에는 지나치게 한가했다. 나들길을 지나시는 분들 90%가 박물관 전시를 보러가시는 분들이었기 때문에 전시회 보고 가시라고 하면 박물관 전시 시간때문에 끝나고 오는 길에 들르겠다는 대답이 전부였다. 점심을 먹고 나서는 정말 바빴다. 내가 설명했던 대상은 주로 내 둘째동생 또래인 듯한 유치원생~초등학생 아이들이었다. 물론 몇몇 친구들은 부모님에 의해 억지로 끌려온듯한 표정을 짓고 설명에 집중하지 못하는 태도도 보였지만 대다수의 친구들이 초롱초롱 눈을 반짝이며 내 설명을 잘 들어주어 매우 기뻤다. 그리고 그 친구들의 부모님, 조부모님들도 설명을 귀기울여 들어 주셔서 감사하다. 간혹 내 또래 고등학생이나 나이 드신 분들도 계셨다. 어떤 할아버지는 내 설명을 듣고 궁금하신 점에 대해서는 내게 또다른 설명을 요구하셔서 약간은 당황했지만 다행히도 내가 설명할 수 있는 범위 안의 내용이어서 어렵지 않게 설명해 드렸다. 사진을 찍어가시면서 내 설명을 잘 들어주셨던 모습이 되게 인상적이었다.

 

4. 배운 점

두 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는 바로 '눈높이 설명'이다. 위에서도 써놨듯이 나의 설명 대상은 주로 어린 아이들이었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동해 바다가 어디인지 잘 모르길래 '엥 어떻게 동해 바다를 모를 수가 있지..'라고 생각했는데 생각해보니 나도 그 나이에는 동해 바다를 잘 몰랐던 것 같다. 우리나라의 지리에 대해서도 초등학교 3학년 사회 시간에 지역 사회에 대해 배우며 처음 접했던 것 같다. 그 시절 나와 같은 아이들을 위해 나는 최대한 쉽게 설명하려 애썼다. 우리나라와 일본 사이에 있는 바다를 동해바다라고 설명했으며 국제수로기구는 친구들에게도 이름이 하나씩 있듯이 바다에게도 이름이 필요하여 바다에 이름을 붙여주는 단체라고 했고, 아이들도 알만한 인물인 이순신 장군, 광개토대왕의 이야기를 하며 혹시 이 분들을 아는 친구들이 있냐 물어보기도 했다. 대부분의 친구들이 자랑스럽게 손을 들었으며 내 설명에 더 잘 집중해주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두 번째 배운 점을 그냥 전시회 내용 그 자체이다. 솔직히 나도 동해바다는 당연히 우리 바다라고만 생각했지 그 자세한 이유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찾아본 바가 없었다. 그런데 이 전시회를 준비하며 누가 '그런데 동해 바다는 왜 우리나라 바다인건데?'라고 한다면 막힘없이 술술 이유를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준전문가(?)가 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