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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버나움(Capharnaum, 2018)

레바논 영화,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노미네이트. 딱 이 두 정보만 가지고 영화관에 들어갔다.

새해 첫 영화라서 기대도 했지만 괜히 또 플로리다 프로젝트처럼 기대 이하이면 어쩌나 걱정도 했는데 플로리다 프로젝트보다 훨씬 괜찮았다. 비록 마지막에 요나스가 엄마와 재회하는 장면은 한국식 신파 영화가 떠오르기도 했지만 영화의 분위기와도 잘 맞았고 그 장면이 아닌 다른 장면으로 대체되는 것은 상상하기가 어려워 나쁘지 않은 장면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플로리다 프로젝트가 자신만의 주변 세계에서는 행복한 소녀의 이야기를 그렸다면 가버나움은 무너진 세상 속 무너져가는 소년의 이야기를 그린 것 같다. 플로리다 프로젝트를 볼 때보다 더 많이 울면서 봤는데 마지막에 소년이 웃음짓고, 소년의 근황을 설명해주는 장면에서 왠지 모르게 더 먹먹해졌다. 소년의 연기, 특히 눈빛연기가 정말 인상깊어서 크게 될 아역배우구나, 생각했는데 제작진이 길거리 캐스팅한 아이라니.. 사하르와 메이쑨 역의 소녀들도 길거리 캐스팅 했다는 것도 놀라웠다. 어찌보면 소년이 직접 겪은 것과 비슷한 상황을 연기하는 것이기에 더 리얼하게 다가왔을 지도 모른다. 현재는 가족들과 함께 잘 지내고 있다니 정말 다행이다. 문제는 현재 중동과 아프리카 일부 지역에서는 실제로 '자인', '사하르', '요나스'같은 아이들이 셀 수 없이 많을 것이라는 점이다. 어느 왓차 유저의 말대로 진짜 두 시간 동안 앉아서 영화를 보는 내 자신이 부끄럽기도 했다.

사하르가 팔려갈 때 자인이 울면서 부모를 말리는 장면이 가장 인상깊었는데, '조혼'이라는 악습은 기사로나 접했지 실제로 영상으로 보니까 너무 끔찍하고 충격적이었다. 제대로 문제의식을 지니지 못한 어른들이 큰 문제였다. 



나중에 꼭 고통받는 아이들이 없는 세상을 만드는 데 힘쓰는 어른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새해 첫 영화를 이런 훌륭한 영화로 시작해서 다행이다.

자인, 사하르 등 영화 속 모든 아이들이 행복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