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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저 멍청한 계집애를 꼬드겨서 날 괴롭히라고 부추겼다는 거, 모를 줄 알았어?"
슈야는 그렇게 말하더니 자기 입술을 유스케의 입술에 밀어붙였습니다. 교실 안의 모든 사람이, 저까지도 숨을 멈췄습니다.
"남자하고 키스한 감상은?"
유스케의 얼굴이 굳어 있다는 것은 옆에서 보아도 알 정도였습니다. 슈야는 여유만만한 웃음을 띠고 유스케에게 말했습니다.
"제재? 정의의 영웅인 척하고 있네. 너, 그 꼬마가 수영장에 자주 갔다는 걸 알고 있었지? 그 사실을 제대로 알았다면 그 꼬마는 죽지 않았을지 모른다고 엉뚱한 죄의식을 품고 있는 거 아냐? 날 괴롭혀서 조금은 기분이 풀렸어? 그거 알아? 너 같은 놈을 위선자라고 하는 거야. 이 이상 멋대로 굴면 다음번에는 혀를 집어넣어 키스해주겠어."
더 이상 슈야에게 심술을 부리는 아이는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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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 새에 우리 집에 쏟아지게 된 것은 동정도 아니고, 증오도 아닌…… 호기심 어린 시선이었다.
'존속 살인'은 최근에는 그리 드문 사건이 아니다. 뉴스에서 방송해도 '아, 또야?' 하는 정도다. 그렇지만 '존속 살인'이라는 사건이 다른 사건에 비해 다소 흥미를 유발하기 쉬운 이유는 다른 가정의 일그러진 모습을 엿볼 수 있기 때문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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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 힘든 일이 있으면 엄마가 언제나 들어줄 테지만, 의논할 마음이 들지 않을 때는 가장 믿음이 가는 사람한테 털어놓는다 생각하고 여기에 글을 쓰렴. 인간의 뇌는 원래 뭐든지 열심히 기억하려고 노력한단다. 하지만 어디는 기록을 남기면 더 이상 기억할 필요가 없다고 안심하고 잊을 수 있거든. 즐거운 기억은 머릿속에 남겨두고, 힘든 기억은 글로 적고 잊어버리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