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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밀꽃 필 무렵

 나귀가 걷기 시작하였을 때, 동이의 채찍은 왼손에 있었다. 오랫동안 아득시니 같이 눈이 어둡던 허 생원도 요번만은 동이의 왼손잡이가 눈에 띄지 않을 수 없었다.

 걸음도 해깝고 방울 소리가 밤 벌판에 한층 청청하게 울렸다.

 달이 어지간히 기울어졌다.